정철 브이티지엠피 회장, 큐브엔터 '직할 경영' 본격화

최고관리자
2021.08.26 09:12 4,47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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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브이티지엠피 회장(사진)이 자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직할체제'를 강화한다. 지난해 3월 큐브엔터를 인수한 이후 '관망기'를 거친 정 회장은 큐브엔터 공동대표 취임을 기점으로 엔터와 코스메틱 사업을 묶는 사업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큐브엔터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정철 회장을 큐브엔터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안우형, 강승곤 공동대표에서 정철 대표를 포함하는 3인 공동대표 체제가 됐다.

큐브엔터 관계자는 "(정 대표 선임에 대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안 대표와 함께 엔터사업과 코스메틱 사업을 이끌고, 사업관리 및 경영총괄은 강 대표가 맡는다.

정 대표의 취임에 앞서 브이티지엠피는 큐브엔터 주식을 추가로 매입, 시장에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브이티지엠피는 지난 12일 8만주 매입을 시작으로 18일까지 총 31억원을 들여 22만3799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특수관계인을 비롯한 브이티지엠피의 큐브엔터 지분율은 45.21%에서 46.83%로 상승했다.

업계에선 이번 정 대표 취임을 기점으로 큐브엔터에 힘이 대폭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기존 공연사업 등에서 막대한 지장이 있었지만, 안 대표를 중심으로 엔터사업의 재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코스메틱 사업이 빠르게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정 대표가 자신감을 찾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는 2010년 브이티코스메틱(옛 곤센)을 창업한 이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면서 "산업용 라미네이팅 사업을 영위하는 지엠피와 합병으로 상장사 오너가 됐지만, 코스메틱 사업의 시너지 면에서 지속적인 고민을 해왔다"고 말했다.

브이티코스메틱은 지난 2019년 10월 라미네이팅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지엠피와 합병하면서 한배를 탔다. 현재도 라미네이팅 부문이 있지만 매출 비중 20% 이하 수준으로 위축됐다. 대신 합병 이후 코스메틱 사업과 엔터사업(큐브엔터)이 매출 비중 80%가량을 책임지는 '캐시카우'가 됐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매출 956억원 중 772억원(80%)을 책임졌다.

정 대표는 전문분야인 코스메틱 사업을 이끌면서 엔터사업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기업집단 내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큐브엔터와 사업결합 과정에서 해당 사업의 시너지가 입증됐다.

브이티지엠피는 지난해 3월 큐브엔터의 지분 23.5%를 인수한 데 이어 큐브엔터 종속회사 VT CUBE JAPAN의 지분 20.2%를 별도 인수해 브이티코스메틱 일본 유통권을 양도했다. 이 덕에 지난해 매출 3억원, 영업이익 700만원이던 VT CUBE JAPAN는 6개월 만에 매출액 167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환골탈태'했다.

공연사업이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에서도 K-팝 저변만 갖고,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큐브엔터의 대표 아티스트 IP(저작권) 여자아이들, BTOB(비투비), 펜타곤 등은 일본 내에서도 폭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T CUBE JAPAN이 코스메틱 영업권을 양수한 후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하면서 양 사업(엔터+코스메틱)의 결합 가능성이 입증됐다"면서 "궁극적인 타깃시장인 중국에도 해당 모델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이티지엠피 기업집단의 사업구조에도 변동이 뒤따를 전망이다. 정 대표는 브이티지엠피 주식 753만주(21.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브이티지엠피가 큐브엔터 지분 30.59%를 보유하고 있어 정 대표를 정점으로 '정철→브이티지엠피→큐브엔터→VT CUBE JAPAN·케이블리' 식의 지배구조를 확립했다.

다만 현재 코스메틱 사업이 브이티지엠피, VT CUBE JAPAN 등에 분산돼 있어서 이에 대한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브이티지엠피는 코스메틱 외에도 지엠피글로벌(부동산업), 브이티바이오(바이오), 케이제이그린에너지(신재생에너지)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브이티지엠피가 기업집단의 지주사 격으로 신사업을 진행하고, 코스메틱 사업의 축을 큐브엔터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브이티지엠피 관계자는 "정 대표는 마케팅과 코스메틱 분야에서 이미 시장의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큐브엔터 내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기존 공동대표들은 정 대표를 도와 각자의 영역(엔터, 커머스, 경영총괄)에서 책임 경영을 수행한다"고 말했다.